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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학교급식 비슷함과 같음의 차이
흙살림
조회수 833회
14-03-25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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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환경 학교급식 *
비슷함과 같음의 차이
-지역산 친환경농산물사용 학교급식 그리고 로컬푸드
친환경 무상급식은 이제 아젠다를 넘어 실천이 되고 있다. 언론에서는 당장 올해 하반기부터 친환경무상급식을 시작하는 지역을 앞다투어 보도하면서 날마다 새로운 지역상황을 전하고 있다. 정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학교급식운동 10년을 돌아보니 정말 목숨 걸고 전국을 날아다니다시피 하며 지역마다 현안과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원칙과 방법을 함께 고민해 온 것이 지금의 결과가 됐다. 모두가 함께하지 않으면 결코 할 수 없었던 일인 만큼 학교급식을 둘러싸고 지금 벌어지는 현상은 큰 틀에서 중대한 사회변혁, 그야말로 혁명수준이라 감히 자신한다.
어쨌든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뒤로하고 이제 학교급식은 친환경이 원칙이 됐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 아무도 없을 것이다. ‘농산물’앞에 우리, 국내산, 지역산, 친환경과 같은 접두어를 붙이면서 의미상 우리농업회생을 촉구하는 과정에서 아직은 친환경 기반이 튼튼하지 못함을 감안하고 정부가 WTO운운하면서 방해하는 것을 봉쇄하기위해 도입된 용어가 바로 ‘안전하고 우수한’ 농산물이란 이상한 식재료 정의가 생겨버렸다.
도식적으로는 친환경농산물=환경 친화적 농산물=저농약, 무농약, 유기농 3등급 품질의 농산물≠GAP(우수농산물)이다. 친환경 농산물을 우수농산물로 표현하면 안 된다.
지역이냐 친환경이냐
그리고 학교급식에서 ‘반드시 지역산 친환경농산물’을 지정하여 국내산농산물 사용원칙을 제시한 것으로부터 일부 학자들 사이에는, 우리나라의 학교급식운동을 소개하면서 국내 상황과 비슷한 외국사례 즉, 일본의 지산지소운동이나 서구지역의 로컬푸드 운동으로 접목하였다고 논문을 써냈다. 정부나 학자들은 일단 선진국 사례가 있다고만 하면 조금은 솔깃해하는 면이 없지 않다. 그러다보니 비슷한 범주에서 지역산≒국내산≒신토불이≒지산지소≒로컬푸드가 용어상 개념이 혼용된 채 학교급식에 대한 일반화된 논리가 만들어진 것을 보게 된다.
엄밀히 말하면 지역산 친환경 원칙을 세운 우리나라 학교급식운동은 친환경범주에 저농약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농약을 적절하게 쓰더라도 지역에서 전량 소비해주는 일본의 지산지소운동과 동일시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걸 마치 전부처럼 얘기하고 인정하는 것은 우리가 세워왔던 원칙과 크게 틀린 얘기다. 조만간 친환경범주에 저농약 개념은 없어지게 돼있다.
그리고 영국을 비롯한 서구지역에서 우리나라 학교급식운동이나 일본의 지산지소 비슷한 운동으로 전개된 것이 로컬푸드다. ‘지역’의 명확한 구분을 지은 것이 ‘로컬’이며 생산지에서 소비지간의 식품이동거리를 최소화하며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거리를 최소화하고 그 안에서 빚어진 신뢰관계가 그대로 ‘우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로컬푸드 운동이다.
친환경 학교급식 먼저
서구지역에는 식재료 자체의 품질기준이 엄격하고 흔히 학술이나 운동과 아무 연관이 없는 일반 농가들이라도 농약을 치지 않는 것이 특징이란 점에서 우리나 일본의 농업 현실과는 엄연히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또한 지역산, 국내산 농산물사용과 같은 개념에서 학교급식운동에 적극 도입되었다. 그렇다면 ‘로컬푸드 학교급식’ 역시 친환경이며 지역산 사용 원칙을 써야한다.
그런데 지금 우리사이에 로컬푸드 학교급식을 얘기하면서 학교급식운동을 풀어가는 일부진영에서는, 일본방식처럼 일단 지역생산농산물은 다 먹어 줘야한다는 수준으로 몰아가면서 반드시 로컬 개념을 정리하여 지역농업을 살려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여전히 친환경과는 거리가 먼 우리농업기반에서 농약을 쳤든 말든 무조건 지역농가를 살려야한다면서 강제하는건 교육으로서 학교급식의 원칙을 훼손하고 우리농업발전과는 전면배치 되는 일이 됨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비슷한 게 절대 같은 것이 될 수는 없다!
<글:이빈파(도시흙살림 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