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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흙집짓기 - 구들
흙살림 조회수 839회 15-02-0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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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흙집짓기
 
이번 회는 흙집과 잘 어울리는 구들에 대해 알아본다. 구들이란 방 밑에 화기(火氣)가 통하도록 하여 난방을 하는 시설로 우리의 주거문화가 공간난방을 중시하는 서양과 달리 바닥난방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우리의 전통문화라면 무조건 좋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전통의 것이 꼭 완벽하거나 완성된 것일 수만은 없다. 조선시대 연암 박지원은 ‘열하일기’에서 중국식 ‘캉’이 우리의 온돌보다 뛰어나다며 캉으로 바꿀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박지원이 이렇게 온돌을 낮게 취급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가 묘사한 우리 구들의 문제점 여섯 가지를 알아본다.
 
1. 구들돌을 올려놓는 고임돌의 진흙재료가 약하고 부정형의 구들돌을 올려놓기 위해 바쳐놓는 작은 돌들이 부실하여 방고래가 꺼지기 쉽다
2. 구들장의 두께가 일정치 않아 고루 따뜻하지 않다
3. 고임돌이 높고 고래가 넓어서 불꽃이 서로 연결되지 못한다
4. 담과 벽이 성기고 엷어 틈이 생겨서 바람이 뚫고 들어와 방안에 연기가 차고 아궁이로 불길이 거꾸로 나온다
5. 불목(火頂)아래에 불목구멍이 연달아 있지 않기 때문에 불이 멀리까지 넘어가지 못하고 땔나무 끄트머리에서 맴돈다
6. 방을 말리데 땔나무 100단을 쓰고서도 열흘 안으로 방에 들어가 살지 못한다. 게다가 굴뚝 만드는 법은 더 허술하다. 굴뚝에 틈이 생기면 한 오라기의 바람도 아궁이의 불을 꺼 버릴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우리나라 온돌에서는 항상 불이 부엌으로 되 나오고 골고루 따뜻하지 못한 것을 염려하는데 그 잘못은 굴뚝에 있다.
 
그렇다면 제대로 된 구들이란 어떠해야 할까.
 
7가지 정도로 이야기해보면 ▲불 피우면 날씨나 기타 다른 이유와 관계없이 잘 타야 한다. ▲불 한번 때면 하루 24시간은 난방이 되어야 한다. ▲원하는 만큼 오래 난방 할 수도 있어야 한다. ▲방 안에 연기가 새거나 탄 냄새가 나면 안 된다. ▲굴뚝이 있건 없건, 바람이 불건 말건, 연기는 잘 나가야한다. ▲한번 만들면 최소 삼대는 가야 한다. ▲고래나 굴뚝 청소를 잊고 살다시피 해야 한다.
 
이렇게 문제점 없이 만들어진 구들은 많은 장점을 지닌다. 먼저 건강 측면에서 구들은 보건 의학에서 건강의 기본이라는 두한족열(頭寒足熱, 의 조건을 충족시키며, 습도조절기능 및 통풍과 먼지 등의 문제들을 한꺼번에 처리해준다. 앉은 상태로 아궁이에 불을 피울 때에는 아랫도리가 원적외선에 쪼여져 부인병의 예방이나 치료에 좋다는 말은 이제 상식이 됐다.구들방의 복사열은 공기 중 수분함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가습장치가 따로 필요 없다.
복사열의 전달과정에서 먼지와 진드기가 공기를 타고 순환하는 것을 줄여주므로 천식환자에게 특히 좋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자연친화적이라 사용 중, 폐기 후에도 폐기물이 거의 없다. 이외에 건축 초기 시설투자비용 이후에는 별도의 비용지출이 거의 없다는 경제적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수명도 반영구적이다. 잘 만들어진 구들의 우수성은 세계적으로 독특한 한국의 과학문화유산이라는 자긍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