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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샌드위치로 가을과 이별 준비하기_약선식생활연구센터 고은정
흙살림 조회수 858회 14-11-0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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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샌드위치로 가을과 이별 준비하기
 
약선식생활연구센터 고은정
 
우리는 부모로부터 받은 선천의 기(氣)에 음식으로 얻는 후천의 기(氣)를 더해 자신의 건강을 유지해간다. 선천지기(先天之氣)는 우리 몸을 오장육부의 위치에 따라 상중하로 나눌 때 가장 아래쪽에 있어 하초(下焦)로 분류하는 신(腎)에서 출발하므로 모든 식물의 뿌리가 땅 아래에 자리하고 있음과 다르지 않다. 이러한 사실은 땅의 기운을 흠뻑 먹고 건강하게 자란 식물의 뿌리들이 사람의 건강에도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식물의 뿌리는 그 기운이 가을에 가장 왕성하니 가을에는 원기를 크게 보하는 인삼에서 시작해 무, 우엉, 토란, 마, 당근, 연근 등 다양한 뿌리들이 식탁에 올라 우리의 건강을 지키게 된다.
 
그 중 ‘마’는 선천지기(先天之氣)의 근간인 신(腎)과 후천지기(後天之氣)를 위해 일하는 소화기관인 비장(脾臟)은 물론이고 우리 몸의 기(氣)를 주관하는 기관인 폐(肺)에 두루 좋은 뿌리로 알려져 있다. 마는 산에서 나는 좋은 약이라는 뜻의 산약(山藥), 산에서 나는 토란이라는 뜻의 산우(山芋), 맛이나 모양이 감자와 비슷하다 하여 서여 등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 맛은 달며 성질이 차거나 덥지 않고 평화로우므로 누구나 먹어도 좋고 늘 먹어도 좋은 대표적인 약재이며 음식의 재료라 말할 수 있다. 마에는 점액질, 사포닌, 전분, 비타민 C 등의 성분이 포함되어 있으며 소화 계통에 현저한 작용을 나타내고, 혈당을 낮추고 항노화작용을 하므로 수명연장의 효과가 있다는 약리보고도 있다. 마를 생으로 먹으면 신(腎)에, 익혀서 먹으면 비(脾)에 조금 더 치우쳐 보(補)하게 된다고 하며 비위가 약한 사람은 생으로 먹지 말고 익혀서 먹는 것이 좋겠다.
 
삼국유사에서 볼 수 있는 백제 30대 왕인 무왕의 이야기처럼 마에 얽힌 재미있는 전설도 있다. 어린 시절에 마를 팔아 생계를 꾸렸으므로 서동(薯童)이라 불렸던 무왕이 어찌어찌하여 신라의 선화공주와 결혼을 하였다는 설화다. 마를 팔던 무왕 자신도 마를 많이 먹어 몸이 남성미를 풍기며 건강해졌을 것이므로 선화공주의 마음을 살 수 있었던 것이라는 흥미로운 추측을 가능하게 하는 이야기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마를 먹는 방법을 몰라 생으로 먹거나 갈아서 먹는 외에 별다른 조리법을 잘 모른다. 그러나 감자를 조리하는 방법 모두를 마 조리에 응용할 수 있다. 감자처럼 썰어 넣고 밥을 지어도 되고, 닭이나 생선 등을 조릴 때 큼직하게 썰어 넣어도 되고, 샐러드의 재료로도 손색이 없다. 심지어는 쪄서 으깬 후 계란이나 좋아하는 채소와 곁들여 샌드위치 속재료로 넣으면 깔끔하니 맛도 좋고 영양적으로도 손색이 없는 한 끼 식사가 된다. 가을이 깊어가니 오미자음료와 썩 잘 아울리는 음식이다.
추수도 끝나가고 단풍도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계절이다. 하루쯤 시간을 내서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를 한다면 좋을 때이니 그런 날 마로 속을 꽉 채운 샌드위치로 도시락을 싸서 간다면 속도 든든하고 마음도 편안해져 나들이가 한층 풍성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