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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괴산 감자 농가 허상오씨
흙살림 조회수 725회 15-05-0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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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생산농가 - 허상오 (충북 괴산)

 

“병이나 해충보다 고라니가 더 무섭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농사를 지어온 지 20여 년 된 허상오씨(57)는 요즘 고라니 피해를 막기 위해 궁리중이다. 최근 몇 년간 양배추니 무니 가리지 않고 어린 잎을 먹어대는 탓에 작물을 심고 또 심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고라니도 본능적으로 아는 것인지 농약을 치지 않는 작물을 먼저 먹어치운다.

■ 메뚜기 축제가 열리는 마을

허상오씨가 농사를 짓고 있는 곳은 괴산의 소수면으로 꽤 높은 산들로 둘러싸여 있다. 산을 깎아 만든 비탈밭이 많다보니 야생 동물들의 접근이 적지 않다. 더군다나 이곳은 유기생태 마을 공동체다. 아직은 논 위주로 친환경농사를 짓고 있지만 점차 그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메뚜기 축제도 열어 도시민들과 함께 환경의 소중함을 함께 경험하는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했다.

허상오씨는 이 마을에서도 가장 먼저 친환경 농사를 지었다. 가톨릭농민회 소속으로 1990년대 초반 친환경농업에 대한 교육을 받으면서 입문했다. 처음에는 저농약으로 시작해서 3~4년 정도 지난 후 무농약 농사를 짓기 시작해 현재에까지 이르렀다. 지금은 논 8,000평을 우렁이농법으로, 밭 7,000 평을 무농약으로 짓고 있다. 밭에는 현재 감자와 옥수수, 고추, 양배추 등이 심겨져 있다.

■ 농사가 즐거운 농사꾼

“농사는 얽매이는 것이 없어 좋다.” 허상오씨는 상고 출신으로 직장에 적을 둔 적도 있지만 간섭을 싫어하는 성격과 맞지 않아 오래가지 못했다. 대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농사를 선택했다. 농업이 좋다며 쉴 새 없이 일하면서도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다.

“장화를 새로 사면 2개월을 못가요.” 그만큼 부지런해야지만 되는 농사다.

땅에 비료투입을 적게 하기 위해 2년에 한 번은 꼭 콩과식물을 심고 윤작(돌려짓기)도 철저히 한다. 그런 그이기에 대형마트에 가면 얼굴을 찌푸리기 십상이다. “주먹보다 큰 감자가 일정한 크기로 진열되어 있는 걸 보면 좋아보이지가 않는다”는게 그의 말이다. 일정하게 굵은 것을 생산하려면 그만큼 무엇인가를 더 투입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작지만 알찬 것’이 바로 자연이 주는 선물이지 않겠는가. 글 이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