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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업이 식량자급 대안…“생산력 핵심은 종자와 흙의 조화”_<식량닷컴>
흙살림 조회수 1,752회 14-03-0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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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급식 명인을 찾아서 | 흙살림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의 친환경급식정책에 반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서울시친환경급식에 급제동이 걸렸다. 이로 인해 그동안 서울시 학교에 친환경농산물을 공급해 오고 있던 서울친환경유통센터가 개점휴업 상태가 되면서 친환경유통센터에 친환경농산물을 공급해 오고 있던 전국 9개도 친환경산지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이와 함께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흉흉한 소문도 떠돌고 있다. 일부 친환경농산물에서 농약이 검출되면서 친환경농산물을 믿을 수 없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여기에 서울시교육청이 친환경농산물 대신 GAP(우수농산물관리제도) 농산물을 권장하면서 친환경농산물 생산 농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친환경농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들이 유포되면서 우리나라 친환경농업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과연 그럴까.

흙살림 이태근 회장은“유기농업으로도 얼마든지 생산량을 확보할 수가 있다”고 확신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1984년 농민운동에 투신, 충북 괴산에서 30여년째 친환경농업을 연구해 오고 있는 이태근 회장으로부터 우리나라 친환경농업의 현실과 전망에 대해 들어본다.

1991년 ‘괴산미생물연구회’로부터 시작된 흙살림은 이후 (사)흙살림연구소, ㈜흙살림, 농업회사법인 흙살림푸드 등으로 성장해 오면서 지난해에는 100여명의 임직원과 함께 170여 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인터뷰는 2월 24일 충북 오창읍 각리에 위치한 흙살림연구소에서 진행했다.

<김규태 기자>

   ▲ 이태근 흙살림 회장

1984년 농민운동 투신

1984년 졸업과 함께 충북 괴산에 정착해 농민운동을 시작했다. 당시는 엄혹한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이라 민간 조직으로 농민운동을 하기가 쉽지 않아 가톨릭농민회를 중심으로 농민들을 조직해 나갔다. 당시 소몰이싸움을 통해 농민들을 조직하면서 음성, 괴산지역 농민회를 건설해 나갔다. 이후 전농 경제사업위원회 위원과 충북도연맹 감사를 역임했다.

“흙이 살아야 농업이 산다”…흙살림연구소 창립

버섯농사를 하면서 보니 미생물을 전부 일본에서 수입해 사용하고 있었다. 미생물을 국산화 시켜 보자는 취지로 1991년 괴산미생물연구회를 만들고 1993년 흙살림연구모임을 만들면서 흙살림이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당시 박재일 한살림 회장이 대표를 맡고 나는 연구소장을 맡아 국내 미생물 전문가들과 산학협력으로 미생물을 연구하고 퇴비를 만들기 시작했다.

국내 최초 음식물 퇴비 생산, ‘순환농법’ 시작

괴산과 청주에서 음식물 찌꺼기를 싣고 와서 닭과 지렁이를 키우고 퇴비를 만들어 농사를 지었다. 순환농법이다. 당시 괴산 아파트 1천 세대에서 음식물 찌꺼기를 수거해 왔는데, 닭이 하루에 음식물 찌꺼기를 1kg을 먹으니 1천마리로 모든 음식물쓰레기가 해결됐다. 닭이 골라먹고 남은 찌꺼기를 퇴비로 만들어 감자 농사에 활용하고, 닭이 낳은 계란은 아파트 주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흙살림 설립, ‘연구·운동·사업’ 병행

본격적인 사업 출발은 2000년 ㈜흙살림을 설립하면서 부터다. 10년 동안 운동 성격으로 연구소를 운영해오면서 연구와 운동을 분리할 필요성을 느꼈다.

2000년 사업부분을 따로 분리해 ㈜흙살림을 만들어 농자재 사업을 시작했다. 흙살림연구소 회원 100여명이 출자하고 한살림도 참여해 출자금 1억원으로 출발했다.

흙살림푸드 설립, ‘꾸러미·학교급식’ 사업

2005년부터는 농업회사법인 흙살림푸드를 만들어 꾸러미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1천여 회원이 꾸러미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사)흙살림연구소는 신문출판, 농민교육 등 농민 조직화 사업과 토종종자사업, 농업경영컨설팅을 하고, ㈜흙살림은 친환경 농자재 생산·판매사업, 흙살림푸드는 농산물 생산·유통, 꾸러미, 학교급식 등의 사업을 한다.

“농업 변혁 중심은 유기농업”…2005년 박사 학위 취득

처음 괴산에 내려온 뒤 10년 동안은 누구 못지않게 여의도에 가서 살았다. 괴산농민들과 함께하면서 농민회를 만들고 사회를 바꾸겠다는 목표와 방향을 가지고 활동했다.

그런데 열심히 하면 바뀔 줄 알았는데, 이런 방식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농민들이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국가와 정부에 바꾸라고 백날 요구해 봐야 바뀌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농민운동 방식에 회의를 느끼고 경기도 화성 야마기시즘 산안농장 공동체에 들어갈 생각으로 교육도 받고, 일본 본부도 직접 다녀오기도 했다. 내가 바뀔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찾아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러던 중 1992년 일본 유기농업 현장을 20일 동안 견학하면서 유기농업 운동은 결국 내가 바뀌는 운동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후 흙살림은 유기농업의 기술을 만드는 데 집중을 해왔다. 그 당시 시작 단계이던 한살림 생협 운동에도 참여하기 시작했고, 농사를 지으며 대학원에서 미생물학을 배우고 2005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 흙살림 오창센터 전경

유기농업이 식량자급 대안…“생산력은 종자와 땅심”

우리나라 전체를 유기농업으로 전환해도 생산력은 떨어지지 않는다. 25년간 실험과 경험으로 확신한다. 원래 쌀은 햇볕과 물만 있으면 생산량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생산량을 조금 더 올리기 위해 제초제와 비료를 넣는 것이다.

유기농도 논에 볏짚도 넣고 퇴비도 넣는다. 생산량의 핵심은 적합한 종자와 그에 맞는 땅심이다. 땅심이 뒷받침 되고 흙과 종자의 궁합만 맞으면 생산량은 더 올릴 수 있다.

단지 장마기를 거치는 과일이 문제다. 장마철에 병이 창궐하기 때문인데, 이것도 품종을 개량 하면 유기재배가 가능하다.

유기농업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은 외국 종자회사에서 농약과 비료를 많이 쓰도록 개발된 종자를 사다 쓰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땅에서 오랫동안 적응해 온 토종 종자를 살려야한다.

   
▲ 흙살림안전성분석연구센터는 2004년 농촌진흥청으로부터 잔류농약분석기관으로 지정된 국가공인시험검사기관이다.잔류농약검사실은 245종의 잔류농약 검사체계 갖추고 있고, 특히 친환경 농산물에서 검출 가능성이 높은 약제도 검사하고하고 있다. 미생물검사실, 중금속 분석실, GMO 분석실도 가동 중이다. 지난 1월 10일에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안전성검사기관으로도 지정됐다.

“농업연구기관, 유기농업 편제로 바꿔야”

예전 우리가 자랄 때는 논에서 쌀만 먹는 게 아니라 미꾸라지, 붕어, 새우, 우렁이를 잡아 먹는 등 논에서 단백질원을 찾았다. 그런데 현재는 쌀만 먹게 만들었다. 논을 공장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게 농업이 망하는 근본적 원인이다.

쿠바처럼 전 농업연구기관이 유기농업 중심으로 편제가 바뀌어야한다. 기술연구·보급부터 정책까지 유기농업을 중심으로 바꾸면 몇 년 안에 전국을 유기농업으로 바꿀 수 있다.

우리나라 전체가 유기농업을 하면 일본과 중국도 우리나라 유기농산물을 먹을 것이다. 흙살림 농장에 토종벼를 100여 종 심어왔는데, 도시 사람들이 그걸 보고 장미꽃 보다 더 아름답다고 한다.

   
▲ 유전자변형농산물 검사 체계

“소비자 인식 바뀌어야 모두가 산다”

농산물을 먹는 소비자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농업이 산다.

씨앗 한 알이 수십 개의 열매를 맺듯, 지금은 초라한 농업이지만 우리 사회를 이 정도까지 만들어온 원동력이 농업이라는 인식을 해줬으면 한다. 또한 유기농업이 생산부터 소비까지 순환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 환경과 미래세대를 살릴 수 있는 대안이라는 것에 공감을 해 주셨으면 한다.

농업이 살아야 우리나라가 산다.

   
▲ 미생물검사실
   

▲ 미생물검사실

<출처 식량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