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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리베치를 이용한 친환경 쌀재배
흙살림 조회수 1,858회 14-03-22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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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을 살리는 윤작, 이론과 실제 5. 헤어리베치의 활용- 김수구(예산)
헤어리베치를 이용한 친환경 쌀재배

흙의 물리, 화학, 생물성 및 비옥도 증진, 화학비료 100% 대체 가능
2008년 흙살림 캠페인 <흙살림 회원은 흙을 살리기 위해 윤작을 실천합니다>와 관련하여 흙살림신문은 한해 동안 윤작을 실천하는 농가를 중심으로 현장 취재를 하고 윤작연구자나 참고자료를 통해 바람직한 윤작 작부체계를 제시하려고 한다. 이번 호에는 5월 10일 충남 예산군 고덕면 구만리에서 열린 ‘녹비작물(헤어리베치) 재배결과 평가회’에서 김수구 회원이 발표한 ‘헤어리배치 재배경과’ 사례를 정리하였다.

<논에서 헤어리베치 활용>
 90년대 중반부터 친환경 쌀 생산을 위한 제초방법으로 쌀겨, 오리 등을 넣었으나 쌀겨는 제초가 잘 안 되고, 오리는 주변에 너구리가 많아서 맞지 않았다. 너구리가 논에 넣은 오리 360마리 중에 50마리만 남고 일주일 사이에 다 죽였고, 죽은 오리들이 논 여기저기에서 썩어서 문제가 되었다. 이후 우렁이를 이용해보니 관리도 편하고 제초효과도 완벽하였다.
2000년에는 CODEX 기준에 따라서 국내에서도 유기재배에 관행 축분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하여 녹비작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작물과학원에서 인터넷에 공개한 “영농활용-논에서의 헤어리벳치 재배 및 이용기술”을 보고, 주변 농가들과 함께 작물과학원을 찾아 의견을 구하고 그 해부터 녹비작물인 헤어리베치를 재배하였다. 파종한 품종은 미국에서 도입한 발로사였다.
첫해에는 싹이 잘나고 월동도 비교적 잘 되었는데, 이듬해 4월 말쯤 꽃이 피면서 잘 자랄 시기인 5월에 생장이 더뎌졌다. 그래서 다시 농진청 작물과학원을 찾아가 보니 그곳의 헤어리베치는 꽃도 안 피고 잘 자라고 있었다. 단순히 심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에 헤어리베치 밭에 대한 조사와 더불어 품종에 대한 문제도 함께 고민하기 시작했다. 2001년, 2002년에는 비가 많이 와서 헤어리베치가 잘 안 되었다.
2003년에는 둑에서만 잘 자라고 논에는 잘 안자란다고 회원들이 많이 낙담하고 그만두자는 말도 많이 있었다. 2004년 경기도 안성에서 헤어리베치 재배발표회를 회원들과 함께 가 보았는데, 우리 지역보다 두 배는 더 빡빡하게 났고, 베어보니 양도 충분했다. 헤어리베치 권장파종량이 300평당 6kg~9kg인데, 예산은 6kg 정도 뿌린 반면 안성은 9kg 정도 뿌린 것이 차이가 생긴 이유였다.
2004년 가을에는 예산군청에서 헤어리베치 종자를 지원해 줘서, 조건이 다른 여러 곳에 많이 뿌렸는데 2005년 5월에 보니 예산에서도 헤어리베치가 잘 자란 곳과 잘 자라지 못한 곳이 있었다. 양쪽의 흙을 떠서 농업기술센터에서 분석 해 보니, 잘 된 곳은 인산함량이 높았고, pH가 낮은 산성토양에서도 자람이 좋지 않았다. 또 배수가 좋은 논은 전부 성공하였고, 일부 배수가 극히 불량한 논만 목표에 미달 되었다. 배수가 불량한 습답에서도 파종 후 깊이 15cm이상 물도랑을 쳐서 물을 빼 주면 목표수량을 달성할 수 있었다. 결국 헤어리베치를 잘 키우려면 토양개량과 배수를 잘해주고 파종량을 늘리면 되는 것이었다. 다음해에는 개별 상사에서 구입한 H1이라는 중국채종 종자를 뿌렸는데 생장이 우수하였다.
2006년에 연기군에서 친환경 벼농사 하시는 분이 헤어리베치 재배 방법을 자문해 왔는데 ‘쌀겨같은 인산질 비료을 활용해서 토양개량을 좀 해주고, 배수만 잘 하면 문제없다’고 알려줬다. 나중에 들으니 쌀겨를 뿌려준 곳은 헤어리베치가 2배는 더 잘 자랐다고 한다.
헤어리베치가 너무 잘 된 것을 녹비로 갈아넣으면 질소량이 많아서 벼가 도복되고, 반대로 너무 안 되면 벼도 수확이 안나온다. 1㎡ 면적 안에 다 자란 헤어리베치의 양이 2kg 안팎이면 충분하고 2.5kg 이상이면 벼가 쓰러질 위험이 있으니 특히 중간낙수를 철저히 하여야 한다.
보리나 호밀 따위의 화본과 식물을 녹비작물로 쓸 때는 벼 줄무늬잎마름병 같은 병이 많이 생기고 벌레도 연이어 발생하는데, 콩과식물인 헤어리베치를 겨울동안 재배할 경우 단기 윤작효과도 있고, 병충해 발생도 줄어드는 편이다.
작물과학원에서 우수품종을 선발하였는데, 대구 금호강변에서 자생하던 베치1호, 예산 한내천에 자생하던 베치2호, 중국에서 채종한 베치3호(H1)를 우수 품종으로 확인하었다. 품종등록과 증식을 거쳐 보급되려면 몇 년 시간이 필요하겠다.
참고>
헤어리베치는 질소함량이 약 4%로 탄질율이 10(탄소:질소=10:1)이다. 수분함량이 85~90%로 많고, 식물체가 연약하기 때문에 토양에 갈아 넣으면 쉽게 잘려지고 미생물이 분해하기도 좋다. 녹비의 탄질율이 높을 때(25이상 일 때)는 미생물이 작물 분해할 때 오히려 외부 질소를 필요로 하므로 유기물 속의 질소가 이용하기 좋은 상태로 무기화(암모니아태와 질산태 질소로 바뀜)되기를 기대할 수 없다. 하지만 탄질율이 낮을 때는 미생물 증식에 일부 질소가 쓰이긴 하지만, 녹비 분해 산물로 질소가 방출되거나 또는 짧은 시간에 녹비를 분해시킨 미생물이 사멸되면서 질소 성분이 다시 흙으로 공급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뒷그루 작물은 질소를 흡수할 수 있고 비료 절감효과가 생긴다. 녹비를 넣을 때 질소비료 감비량은 녹비작물의 탄질율과 녹비량에 의해 달라진다. 10a 당 녹비량을 400kg일 때 탄질율 20/15/10으로 작아질수록 질소 감비량은 2.5/5/11kg으로 커진다. 또 이렇게 녹비의 유기태 질소를 분해하여 공급되는 질소비료 성분은 토양의 질소비옥도를 높이고 서서히 무기화되어, 화학비료에서 질산태 질소가 쉽게 용탈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흙살림정보 13호 ‘헤어리베치의 환경 농업적 활용’ 중)
<과수에서 헤어리베치 활용>
사과, 배 농사도 있는데 헤어리베치를 과수원에서 해 보니 녹비 효과는 좋다. 나무가 윤택해진다. 단, 키가 작은 나무(M9)는 헤어리베치가 감아 올라가서 그것을 수시로 걷어내 주는 게 어려워 3년 후 클로버로 바꿨다. 키 크고 오래 전에 심어놓은 나무(M26)에서는 자생 잡초로 초생 재배되고 있다. 25년 이상 된 나무이고 퇴비나 화학비료를 아예 쓰지 않는데도 사과가 잘 된다.
과수원에서는 헤어리베치를 임의로 갈아엎지 않고 땅을 덮게 놔둔다.  논과 달리 생육기간이 길어 녹비가 1㎡에서 최대 8kg까지도 나왔다. 씨가 떨어져서 자연 발생하니 재 파종하는 부담도 없다.
헤어리베치가 양분으로는 더할 바 없이 좋지만 6월에 말라죽으면서 풀에 있던 응애가 나무로 일부 올라간다. 그것도 홍로에서는 괜찮은데, 후지에서 문제가 되었다. 그런데 이것은 헤어리베치만의 문제는 아니고 여름 하고현상(녹비, 사료작물 따위가 고온에서 말라죽는 현상)이 있는 풀들은 과수원에서 비슷한 상황이다.
감아올라가는 문제 때문에 M9사과밭은 클로버로 바꾸고, 배 밭은 그늘져서 씨가 잘 맺히지 않고 매년 파종하기는 어려워 뱀딸기로 바꿨다. 나주배연구소에서는 배나무 밭에 헤어리베치 초생재배를 권장하는 것으로 안다.
클로버는 씨를 그냥 뿌려둬서는 입모가 잘 안 된다. 조금 더 일찍도 괜찮고, 9월 중순쯤 이미 올라와 있는 풀은 얕게 로터리 쳐주고, 클로버 씨를 흩뿌린 후, 흙을 덮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 얕게 로터리를 한 번 더 쳐 준다. 한 번 자리를 잡으면 다른 풀이 덜 올라오고 올라오더라도 기를 못 편다. 잡초관리가 한결 쉽긴 하지만 헤어리베치만큼 양분이 충분하게 되지는 않아 유박을 뿌려준다.
뱀딸기는 자생하는 풀을 활용한 경우다. 잘 번질 수 있게 다른 풀들을 없애주고, 일부 더 심어주니 2~3년 후에는 자리잡아 초생재배가 가능하게 되었다.
<참고>농촌진흥청 작물과학원 전원태 박사의 녹비작물(헤어리베치)을 이용한 친환경 벼 재배 주요기술에 대한 설명 
헤어리베치는 대기중 78%를 차지하는 질소를 토양 속에 고정시키는 콩과 녹비작물로 넝쿨순 포복형이며, 공기 중 질소를 고정시키는 뿌리혹박테리아가 공기를 좋아하는 호기성으로 사질토를 좋아한다. 키는 1m정도 자라는데 보리와 혼합재배시 1.2m까지 자라고, 5월 중순부터 1개월정도 개화한다.
파종시기는 중부지방의 경우 9월 중순부터 10월 초순이며, 파종량은 1,000㎡ 당 6kg~9kg인데 첫 파종은 9kg정도 뿌리는 게 좋다. 벼 수확 전 흩뿌려 파종하거나 수확 후 부분경운 파종해도 되는데, 초기 2~3년은 생육이 저조할 수 있다. 뿌리혹박테리아가 토양에 고정되려면 3년 정도 걸린다.
모내기 2주일 전에 헤어리베치를 갈아넣는 것이 좋고, 1,000㎡ 2톤이 적당하다.
벼품종은 조생종, 중생종 중에 밥맛이 좋은 품종이 좋고, 숙기가 빠르면서 쓰러짐에 강한 품종이 좋다.
요소비료 한 포대 값이 작년대비 24%나 올랐는데 헤어리베치로 전량 대체 가능하고, 헤어리베치로 돌려짓기 할 경우 토양의 물리성이 좋아진다. 토양이 입상구조(떼알구조)로 발달한다.
김수구 회원은,
충남 예산에서 1972년 처음 농사를 시작하여, 90년대 초부터 친환경농업을 하고 있다.  사과, 배, 벼를 합쳐 19,800㎡ 농사짓는다. 예산군자연농연구회 총무이며 꼼꼼한 관찰과 다양한 현장 실험으로 친환경적인 재배방법과 자재 활용을 정리하고 보급하는 데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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