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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업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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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성질-흙갈이(경반층 파쇄하여 뿌리 깊게 뻗도록 심경해야)
흙살림 조회수 701회 14-03-22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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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성질-흙갈이
경반층 파쇄하여 뿌리 깊게 뻗도록 심경해야

신제성(흙살림 이사)
과거 식량이 부족했던 시대에 논흙의 심경(深耕)관리가 주요 현안인 때가 있었다. 트랙터가 지금처럼 널리 보급되지 않은 시절이어서 재래식쟁기로 깊이갈이하기란 매우 어려운 형편이었다. 그러나 토양조사결과 저위생산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 원인이 쟁기바닥층(耕盤層)과 양분이 심층으로 용탈 집적되어 이 경반층을 파쇄하여 뿌리를 깊이 뻗게 하고 심토의 양분을 표토로 고르게 환원하도록 하는 처방전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심경이 필연적인 수단으로 판단하고 춘경과 추경을 통하여 이를 강력하게 추진하기도 하였다.
쟁기바닥층은 표토를 쟁기로 매년 갈다보니 쟁기 밑바닥에 눌려(壓密) 고결된 층이 형성되는데 이 층은 단면상 B층(심토)으로 이를 부순다고 심토경(心土耕)이라고도 하나 심경의 의미와 구분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이 층은 보통 15cm 내외의 깊이에 분포하는 얇은 층으로 경도가 높은 판상구조로 뿌리가 쉽게 뚫고 뻗어 내리지 못해 이 층이 발달한 흙에서의 식물생육은 불량하다. 이 층을 파쇄하기 위해서는 20cm 정도를 갈게 되는데 이 정도의 깊이는 보통갈이(耕耘)에 해당된다. 심경은 적어도 20~30cm 깊이를 경운하며 30~40cm 깊이로 경운할 경우 초(超)심경이라고 한다. 깊이갈이에 반하여 얕이갈이(淺耕)는 10cm이내를 갈게 되는데 이는 파종이나 시비, 제초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경운은 경작흙(耕土)을 도구를 이용하여 파엎고 흙덩이를 잘게 부숴 포장을 균평하게 만드는 작업이다. 이를 통해 흙의 통기성향상, 보수력증진과 유기물이 흙과의 교반으로 부숙이 촉진되어 흙의 비옥도를 증진하게 된다. 경운의 이 같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기계하중과 흙의 교반으로 구조가 파괴되고 투수성이 낮아지게 되어 강우시 유거수량이 일시에 많아져 흙의 유실을 촉진하여 흙의 질을 악화하게 된다. 이와 같은 흙의 교란을 회피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자연생태계의 생물학적인 방법에 의존할 필요가 있다. 흙에는 수많은 흙생명체가 흙을 터전으로 서식하고 있다. 식물뿌리는 양도 많지만 사방으로 뻗어 공극을 무수히 만들고 공동체를 불러들여 먹이가 된다. 지렁이는 식물뿌리 못지않게 작토층을 헤집고 다니면서 흙의 질을 개선하므로 지렁이 마릿수로 지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삼기도 한다. 기타 두더지 등 흙에 사는 대소동물과 미생물도 식물뿌리나 지렁이 못지않게 일을 하는데 이 흙생명체의 흙속에서의 활동을 생물적인 경운이라 칭한다.
사람이 행하는 물리적인 경운은 흙의 성질을 악화하는 것은 무론 에너지원으로 화석원료를 사용하는 불리한 면이 있는 반면 생물적인 활동은 흙의 구조를 보호하고 흙의 유실을 방지할 수 있게 한다. 생물학적인 작업효과는 무경운에서 극대화될 수 있어 친환경농업에서 이를 비롯하여 천경을 최소경운으로 실행하는 경우도 있다. 무경운은 유기물분해와 흙의 유실억제로 흙의 비옥도증진에 효과적인데 이에는 생물학적인 작업의 영향이 포함되어 있다.   
산천초목이 흙에 씨를 흩여 싹을 틔우고 뿌리를 뻗어 산림군락을 형성하여 연면히 이어져 오고 있는 데는 흙생명체의 생물적인 활동이 크게 기여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자연생태계의 조화의 산물인 지속성원리가 인간의 효율성원칙에 압도되고 있는 현실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