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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성숙도 - 점토함량 높고 찰흙이 많은 성숙토가 농업에 중요
흙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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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22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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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성숙도
점토함량 높고 찰흙이 많은 성숙토가 농업에 중요
글 : 신제성(흙살림 이사)
흙은 모재(母材)에서 출발하여 발달하게 되는데 모재에는 저구릉, 구릉과 산악지의 잔적층(殘積層)모암이 풍화된 풍화물, 산록경사지에서 중력에 의해 운반 퇴적된 붕적층(崩積層), 선상지, 하성과 하해혼성 평탄지에 물로 운반 퇴적된 충적층(沖積層), 용암류대지(熔岩流臺地)와 분석구(噴石丘)에서 화산 분출로 쌓인 화산회, 강가나 바닷가에 식물잔해가 집적된 유기물층 등이 속한다.
모재종류에 따라 흙의 주요성질이 결정되고 흙의 생성작용에 영향을 주게 된다. 야산의 잔적층 풍화물인 마사토나 산 기슭 또는 하천변의 모래층은 흙인가 모재인가? 이곳에 풀이 자라고 있다면 흙으로 분류할 수 있는가? 흔히 현장에서 접하게 되는 의문이다. 모재에 동식물이 서식하면서 토양생성작용을 받아 흙이 숙성되는 과정을 성숙도(成熟度)로 표시한다. 이에 따라 흙을 나누면 미숙토, 성숙토와 노쇠토로 분류할 수 있으나 시간인자와의 함수관계는 반드시 있다고 할 수는 없다.
모재에서 처음 미숙한 흙으로 넘어가는 시점은 토층이 분화 형성되는 때이다. 분화구에 발달된 화산회나 부석층에는 초기 과잉염류에 의한 강알칼리로 풀이 자라지 못하다가 염류가 용탈되고 토양산도가 정상으로 내려오면 식생이 유입된다. 일반적으로 모재에 식물이 자라게 되면 흙이란 명칭을 부여할 수 있다. 이렇게 이루어진 초기의 흙은 토층분화가 되어있지 않아 표층(A)으로만 되어 단면상에는 A-C(모재)층으로 기재된다. 이 단계에서는 흙의 여러 성질이 제대로 발현되지 못한 상태의 미숙한 흙이 된다.
우리의 토양분류체계(Soil Taxonomy)에 따르면 A층만 있는 흙은 엔티졸(Entisols)목(目)에 속하게 되는데 Ent는 라틴어의 최근(recent)에 어원을 두고 Sol(Solum)은 흙이라는 뜻이다. 모재에서 새로 생성되기 시작한 흙으로 산록경사지의 붕적층과 하천가에 충적층의 논밭이 이에 해당한다. 물의 이동, 건습교대, 온도변화, 생물활동, 사람의 역할 등의 토양 생성작용으로 표층아래에 흙색이 연하고 점토(粘土)가 집적되고 구조가 발달된 심토(B)가 형성된다. B층을 지니고 있는 흙은 그 특성에 따라 몇 개의 목으로 분류되는데 우리 흙은 대개 알피졸(Alfisols)목에 속하며 알루미늄(Al)과 철(Fe)이 점토(argillic)성분으로 이 층에 집적되어 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토층분화가 잘된 비옥한 흙으로 성숙토에 속한다. 점토함량이 많은 찰흙이 대부분 이에 속하고 농업적으로 중요한 토양이다.
성숙한 흙이 계속적인 생성작용을 받게 되면 집적층(B)으로부터 점토와 각종 성분이 용탈되고 구조가 파괴되어 척박한 흙으로 변하게 된다. 이렇듯 노쇠된 흙은 울티졸(Ultisols)목에 속하게 되는데 최종적(ultimus)이라는 어의와 같이 흙생성의 최종단계에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열대와 아열대기후에서는 울티졸에서 한 단계 더 생성작용이 진행되어 양이온교환용량이 낮고 풍화가능한 광물함량이 매우 낮은 옥식(Oxic)층을 가지고 있는 옥시졸(Oxisols)이 발달하게 된다. 알루미늄과 철분의 산화물(Oxide)만 표토에 남게 되어 적색이 흙의 주색이 된다. 알루미늄성분으로 된 광물인 복사이트(bauxite)와 철분을 주로 한 플린타이트(plinthite)는 이 토양에서 산출되는 주요 광물자원이기도 하다. 노쇠토가 물에 씻기어 딴 곳으로 이동집적되어 충적층을 이루고 이 충적층모재에서 미숙한 흙이 다시 탄생되므로 흙도 윤회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2007년 1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