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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정착기<10> 블루베리밭에 사마귀, 거미 왕성하게 활동
흙살림 조회수 744회 19-08-0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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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 지역 블루베리 농장들은 6월 중순이 지나면 블루베리 수확을 시작한다. 그러다 7월이 되면 빠르게 익어나가는 블루베리가 급격히 늘어나 수확하는 이들의 손길도 더욱 바빠지곤 한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보통 블루베리가 익기 시작하는 이 시기에 항상 장마가 온다는 것이다. 조금만 있으면 익어서 수확을 할 수 있을 텐데, 장맛비에 우수수 떨어져 내리는 블루베리들을 볼 때마다 농부들은 속이 상하기도 하지만 내년 열매를 위한 거름이 되겠지 하며, 비바람에도 떨어지지 않고 살아남은 열매들에 맘을 달랜다.

 

하지만 올해는 좀 달랐다. 유래 없는 늦은 장마로 인해 가장 수확이 많을 시기에 큰 비가 오지 않아 낙과도 적을 뿐만 아니라 당도도 높은 블루베리가 생산되었다. 오랫동안 서천에서 블루베리를 키워 온 작목반 선배님들도 올해는 정말 블루베리 따기 좋은 날씨라고 기뻐하셨다. 생산량이 많아서인지 체감 상 블루베리 가격은 작년과 비교했을 때 조금 내려간 것 같지만 가지마다 가득 달린 열매들을 보면 기분도 좋고 든든해진다.

 

내가 키우고 있는 블루베리들은 이렇듯 축복받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수확량이 그리 많지 않았다. 오랫동안 조그만 포트에서만 작게 자라다가 올 봄에 큰 화분으로 옮겨진 작은 나무들이여서 대부분 열매가 열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옮겨 심었을 때와 비교해서 몇 배나 더 커진 키와 무성한 잎을 보면 참 흐뭇하다. 그 가운데 조금 일찍 옮겨 심었던 몇 그루의 나무에서 수확도 조금 할 수 있었는데 양이 적어 근처의 지인 분들과 함께 맛을 보는 것에 만족해야만 했다. 수확량은 적었지만 동전보다 큰 크기에 달큰한 과즙으로 꽉 찬 블루베리들이 참 고마웠다. 나보다 1년 일찍 시작한 근처에 사는 친구의 블루베리 농장 나무들도 작년에는 크기도 작고 수확이 거의 없었지만, 올해 가지가 땅에 닿도록 열매가 열렸다고 하니 내년에는 나도 수확을 많이 할 수 있게 될까 기대도 되고 희망도 생겼다.

 

봄부터 지금까지 일주일에서 길면 10일에 걸쳐 한 번씩 적지도 많지도 않은 비가 내려 주었다. 공들여 물을 주지 않아도 하늘에서 적절한 시기에 감로를 보내 주니 블루베리 농장을 돌보는 일정에도 여유가 있었다. 하늘은 이렇게 많이 도와주고 있지만 해마다 벌레들은 점점 더 극성이다. 우리 농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해충은 갈색매미충이다. 유충들이 톡톡 튀어 도망 다니며 나무의 수액을 빨아 먹는 것도 문제지만, 가을에 산란 시기 때 열매가 열려야 하는 연한 가지 내부에 알을 낳아 가해하는 것도 문제이다. 올해 친환경 인증을 받을 예정이어서 친환경 약제를 뿌려도, 이 해충들은 워낙 잘 도망 다녀서 방제에 어려움이 많다. 요즘은 손으로 직접 잡고 있는데 근처 산딸기, 감, 매실 나무들에서 블루베리로 날아오는 경우도 많아 아마도 완전히 몰아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장마가 끝나면 끈끈이 패드를 붙여 볼 예정이다.

 

이 외에도 잎을 갉아먹는 쐐기는 열매를 따거나 잡초를 제거하다가 미처 발견하지 못해 쏘이기라도 할 경우 며칠 동안 손으로 하는 일에 제약이 생기는 블루베리 밭의 악명 높은 해충이다. 대부분 노란색 풀쐐기가 많은데 색이 화려하고 예쁘다고 봐줄 수 없는 녀석들이다. 움직이는 모습이 귀여운 자벌레 역시 연한 잎만 주로 먹어 치워 얄미운 해충이다. 신초를 쭈글쭈글하게 만드는 조그만 총채벌레들도 강한 적들 중 하나이다. 아직 확산은 되지 않았지만 근처 농장 중 한곳에서 블루베리 가지 안에 동굴을 만들어 놓고 돌아다니는 애벌레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줄기 안에 있기 때문에 해충 방제약으로는 해결을 못하므로 휘어지는 철사를 구멍 안에 넣어 벌레를 찔러 잡아야 한다고 한다. 직접 보진 못했지만 조금 걱정은 된다.

 

한편 친환경 약제를 이용하고 가급적 손으로 벌레들을 잡아서인지 해충들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블루베리 밭에 꽤 많은 수의 사마귀나 거미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농장 안에서 건강한 생태계가 자리 잡고 있음을 느낀다. 익충들이 더 많이 늘어나기를 희망하며, 더 건강하고 생명이 가득한 블루베리 농장으로 가꿔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