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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농장 귀농일기 10> 소비자 인기 끌면 과잉생산 걱정
흙살림 조회수 380회 19-08-0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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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살림 귀농일기 10


농사집의 7월은 딸기하우스는 쉼을, 미니밤호박 하우스는 수확을, 그리고 때때로 배움과 가을 재배 준비 단계이다.

농사집의 여름은 가을 재배 준비를 시작한다. 정식 준비를 위해 흙살림 균배양체부터 멀칭 비닐, 모종 등 하나하나 체크한다. 딸기하우스에는 땅에 쉼을 주어 에너지를 비축한다. 그러나 올해는 녹비작물인 수단그라스를 심어주었다. 매년 땅에 유기물 공급을 위해 볏짚을 넣어주지만 한 작물만 연속으로 재배하다 보면 연작에 의한 영양 불균형이나 염류 집적이 있을 수 있어 2~3년에 한번씩 녹비작물을 심을 예정이다. 녹비작물을 키워 땅에 다시 넣어주면 염류 집적이나 영양 불균형을 완화하고 유기물이 되어 주므로 미생물도 늘어나 땅의 떼알이 좋아져 여러모로 아주 중요한 작업 중의 하나이다.


딸기는 쉼이지만 미니밤호박은 수확하고 판매하는 시점이다. 5월 딸기가 끝나고 7월에 소득이 되어 주는 작물은 미니밤호박이다. 미니밤호박은 3월 후반에 심어 한 달 후쯤 꽃이 피고, 꽃이 수정된 후 45일쯤 후에 수확하게 된다. 꼭지에 코르크 마개처럼 목질화가 되었다면 잘 익었다는 것이니 수확해서 10일 이상 후숙하면 전분이 당분으로 바뀌면서 점점 달콤해진다. 그러나 파근파근함을 좋아한다면 전분이 많을 때 수확 후 후숙이 덜 될수록 파근파근함이 좋다. 후숙이 되면서 달달해지지만 파근파근함은 줄어든다.


처음 농사를 시작하며 딸기를 주작물로 하고, 중간에 틈새작물로 생각한 미니밤호박은 우리에게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품목이 되었다. 그만큼 직거래로 꾸준히 찾아주는 분들이 늘고 있어 생산을 더 늘려도 될만큼 매년 완판을 해오고 있다. 생각 같아서는 생산을 더 늘리고 싶지만 아이들이 아직 어려 우리와의 시간이 많이 필요한 만큼 당분간은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딸기와 달리 미니밤호박은 전체가 온라인 홍보를 통한 판매이다. 친환경 유기재배로 자란 호박들은 일반 재배로 자란 호박들보다 수량에서 많이 못미친다. 호박은 다비성으로 영양을 많이 필요로 하지만 아무래도 퇴비로는 한계를 느끼곤 한다. 일반 재배에서는 한 주에 5~6개를 수확한다는데, 우리는 3개 정도이다. 이렇다 보니 하우스 두 동에서 최대한의 효율을 높혀보려 노력 중이다.


요즘 미니밤호박도 조금씩 생산량이 많아지는 추세인 것 같다. 워낙에 맛이 좋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고, 누구나 부담없이 먹을 수 있기에 인기가 좋은 품목이다. 아무래도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품목은 생산이 많아지면서 가격 하락의 원인이 된다. 생산 예측을 통한 농산물 과잉 생산을 막아주면 좋으련만 정부의 어느 기관도 그런 역할을 못하고 있다. 딸기며 미니밤호박이며 점점 생산량이 늘면서 가격은 조금씩 낮아지는 추세이다. 특히나 아쉬운 것은 대농이나 이제 시작하는 중소농은 판매의 어려움에 낮은 가격에 판매하거나 계약재배로 중간 유통인에게 너무 낮은 가격에 넘기다 보니 농민들은 지속적으로 가격 하락의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농민들의 소득은 줄어들기만 하니 새로운 작물이 잘된다 하면 우르르 몰려들어 생산하는 상황이 거듭 반복되는 것 같다.


농사에 들어가는 생산비는 물가 상승에 따라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인건비만 해도 처음 농사 시작한 5년 전만 해도 딸기 정식할 때 도움을 받는 할머님들 하루 인건비가 5만원이었지만 올해부터는 7만원이다. 물론 다른 농자재도 마찬가지로 오르고 있다. 그런데 농산물은 해가 갈수록 가격이 낮아지니 아무리 생각해도 합리적이지 않는 농업 구조이다. 올해는 양파나 마늘 그리고 감자까지 날씨가 좋은 관계로 생산량이 많아 과잉이 되다 보니 가격이 거의 폭락을 했다. 이렇게 되면 농가 소득도 폭락한다. 최소한의 최저 가격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농산물을 수확하기까지 자라는 시간이며 농부의 노동력 그리고 농자재를 생각한다면 말이다. 그렇다고 생산량이 적어 가격이 상승한다고 하면 어떤가. 그 부족한 만큼 수입을 한다던가 정부에서 비축한 물량을 풀어 가격 조정에 나선다. 농민은 이래저래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노동력이 많은 딸기를 하다 보면 밤호박과 일이 겹치지 않아야 좋다. 물론 미니밤호박 초반 한 달 정도는 일이 겹치지만 일이 많기 전이기에 우리 상황에 잘 맞는 작물이다. 물론 심는 시기를 조절을 한다. 3월 초에 미니밤호박을 심으면 무더운 7월 이전에 수확을 마무리 할 수 있기 때문에 밤호박 맛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일이 많이 겹치기 때문에 3월 후반에 심어준다.


올해는 미니밤호박 재배에 두 가지 실험을 해보았다. 첫번째로 한 동 하우스에 두둑을 두 줄로만 심었다가 세 두둑으로 심어봤다. 한 두둑을 더해 심는 양을 늘리기 위해서다. 두번째로는 다른 한 동 하우스에 한 주에서 두 줄기로 자라게 키워본 것이다. 이렇게 해서 두 동 하우스에서 최대 수량이 어느 정도가 될지 그동안 생각만 하다 실천에 옮겨본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정상적인 통계를 낼 수 없게 되었다. 딸기를 예년보다 한 달 정도를 늦게 끝을 내다보니 호박과 일이 많이 겹치다 보니 호박을 정상적으로 키우지 못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수량도 적었고, 하우스 내에는 틈이 보이지 않을 만큼 호박으로 꽉 차는 바람에 사람이 들어가서 일을 하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앞으로 좀더 연구해 아내가 아이에게서 좀더 자유로워지면 다시 도전하기로 하고, 당분간은 다시 예전처럼 여유있게 일하기 편한 상태에서 하기로 했다. 시도해보지 않았을 때는 한번 해봐야지 하는 아쉬움이 매번 남았지만, 시도해본 후에는 다양한 문제점들이 드러나 우리의 상황에서 무엇이 최선인지 알 수가 있어서 다음에 도전할 때는 보완을 통해 좀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거라 위안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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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밭에 심은 녹비작물 수단그라스
땅에 영양 공급도 되고 유기물이 되어 주므로 미생물이 늘어나 땅의 떼알이 좋아져 땅을 비옥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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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밤호박은 꼭지에 코르크 마개처럼 목질화가 되었다면 잘 익었다는 것이니
수확해서 10일 이상 후숙하면 전분이 당분으로 바뀌면서 점점 달콤해진다.
밤처럼 파근파근하고 달달한 맛에 누구나 부담없이 좋아하는 밤호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