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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집의 6월은 쉼의 시기이다.
딸기로 작년 8월부터 땅을 준비하고 5월까지 딸기밭을 마무리 할 때까지 쉴세없이 하다보면 몸은 지치고 쉼이 필요하다. 미니밤호박 또한 5월까지 빠르게 자란다. 그러다 6월이면 자람을 멈추게 하고 열매가 익어가는 시기이기에 쉬어갈 수 있는 것이다.
5월은 몸으로 힘든 한 달이었다. 겨울 내내 직거래로 딸기를 판매하다 보니 긴장의 연속이었다. 생산을 위한 노동에서부터 판매까지 농부가 온전히 다 한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의 농촌의 현실이 그러하니 열심히 고군분투하는 수밖에 없다.
첫째인 호박이의 감기를 시작으로 온 가족이 쿨럭쿨럭 기침으로 보낸 듯하다. 웬만해선 감기에 걸린 적이 없는데 올해 5월은 정말 힘이 들었는지 몸살도 앓고 감기가 쉬이 떨어지지 않았다. 호박이가 병설유치원에 가면서 처음 겪는 일상들을 재밌어 하지만 체력이 부족한 듯 보였다. 그러더니 결국 호박이의 감기몸살을 시작으로 가족들 전체가 감기와 함께 살았다.
6월은 쉬어야 한다. 다행히 미니밤호박 또한 5월이면 자라는 것은 끝이 나고 6월이면 열매 익는 시기이므로 관리만 해주면 된다. 그런데 올해 호박이 자라는 동안 생각지 않게 최저기온이 낮았던 것 같다. 호박은 기온이 낮으면 암꽃이 많이 맺힌다. 그 영향인지 수꽃이 늦게 피었다. 암꽃에서 열매와 함께 꽃이 피지만 수꽃이 없으면 수정이 안 되기 때문에 호박이 클 수가 없다. 그런데 호박 암꽃이 많이 피어도 너무 많이 피었다. 열매가 커지다 성장하지 못하는 열매가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열매의 수량이 오히려 줄었다. 수량이 적어 고민이 되었다. 조금 더 키워서 열매 하나를 더 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쉼이 필요했기에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농부에게는 제 몸이 재산이다. 몸에 탈이 나기 전에 일의 양을 조절하고 자신의 리듬에 맞춰 일을 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 몸이 좋지 않아 일을 못하면 누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처럼 하우스 일은 더욱 그렇다. 하우스 관리를 못해 한나절만에 농작물을 얼려 죽거나, 더위에 타죽는 상황이 벌어질 수가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 작기의 농사가 허무하게 끝이 나는 것이다.
올해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토마토를 하는 농장에서 4월 후반쯤 갑자기 떨어지는 기온에 토마토밭 하우스 문을 닫았다가 그 다음날 깜박하는 반나절만에 잘 자라던 토마토가 타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누구나 그럴 수 있기에 하우스는 관리가 중요하다. 한번 농사를 못하면 다음 농사로 소득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생활비며 다시 생산에 필요한 지출이 계속되기 때문에 농부로서는 큰 손해인 것이다.
6월은 농사집 식구들에게는 주변을 돌아보며, 그동안 하지 못한 정비를 하기도 하고, 여행도 떠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하우스 주변 풀 정리도 하고, 집안 텃밭도 돌보는 시간이다. 아무래도 주된 작물에 신경을 쏟다 보니 손이 잘 가지 않아 풀이 지천이다.
이렇게 주변을 정리하고 우리도 쉼의 여행을 계획했다. 호박이와 보리를 데리고 쉼의 여행을 떠나기엔 부담이었다. 그래서 올해는 호박이에 초점을 맞춘 서울 나들이를 다녀오기로 했다. 호박이에게 다양한 시선을 보여주자는 것이었다. 오랜만에 복잡한 도심을 보며 묘한 생각도 든다. 물론 복잡한 도심 교통은 싫지만 농촌엔 없는 다양한 문화시설과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창의적인 공간들은 참 부러웠다. 그렇지만 농촌은 또 농촌 나름대로 자연과 맞닿아 뛰놀면서 얻는 감성은 아이들에게 어떤 것보다 중요한 삶의 배움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은 삶의 기본일 것이다.
글 이남연 농부

올해는 처음으로 미니밤호박을 세 줄로 심어보았다. 두 줄로 했을 때 남는 공간이 아쉬웠는데 이번에 세 줄로 해보니 하우스 안이 너무 가득 차 일할 수 있는 공간이 너무 좁았다. 다시 두 줄로 여유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농사로 더 많이 작물을 심으면 물론 좀더 많은 수량을 예상하지만 비례하지는 않는다.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서 적정하게 조절해야 효율성을 높이지 않을까 한다.

올해 자라는 동안 기온이 낮아 암꽃이 예년에 비해 너무 많이 나왔다.
몇 년 전 가을 재배를 할 때 여름에 심었는데 수꽃이 많았던 것을 보고 온도에 따라 자기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았다. 농사는 경험이다.

수정은 벌에게 대부분 맡기지만, 손이 닿을 수 있는 부분은 우리가 손수 같이 하기도 한다. 수꽃에 꽃가루가 있어 사람이 손수 수꽃을 꺾어 암꽃에 꽃가루를 묻혀 주는 된다.


수확한 미니밤호박

우리 농장 모델인 호박이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