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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과 환경-기후변화와 농업
흙살림 조회수 379회 14-03-21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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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과 환경-기후변화와 농업
심각해진 기후변화에 대해 우리는 농업에 사용되는 농약, 비료, 비닐, 수입사료 등 석유자원의 이용을 대체해가야 한다.
현대문명은 가속기는 있지만 제동장치는 잘 듣지 않는 고속열차와 유사하다. 달려야 하는 열차가 목적지로 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에너지를 태우며 가속하여 달려야 한다. 그러나 열차가 그렇게 달릴 수 있는 것은 제동장치의 덕이라는 것은 두말할 것이 없다. 열차가 멈출 수 없다면 그것은 열차가 아니라 병기일 것이다. 지난해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회의’는 이러한 현대문명의 좌표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그 회의는 지구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CO₂) 등 인간이 만들어내서 지구환경을 위태롭게 하고 있는 상황을 제동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을 합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산업혁명 이후 전개된 미증유의 자본주의 개발 역사는 인간이 필요로 하는 일반 상품생산 단계를 넘어서 생명까지 복제?생산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고, 이를 뒷받침하는 과잉 생산력은 공황이 아니고서는 해결될 수 없는 만큼 높다. 이에 기초한 생산과 소비 시스템, 즉 ‘석유문명’은 이로 말미암아 지구환경을 악화시켜 앞으로 지금 이대로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는 인식을 확대시키고 있다.
기후변화의 심각한 위기
지구환경의 위기 징후는 심각하다. 지구 생산?생활 시스템이 배출한 CO₂등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 평균기온이 올라 남북극 빙하와 만년설, 툰드라 지역 같은 동토가 녹아내리고, 해수면이 상승하고, 하천 수량이 줄고, 식물?동물 등 생물상이 변화?멸종되는가 하면, 엘니뇨?쓰나미?가뭄?사막화?해일?홍수?폭설 등 기후변화가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진행되고 있다. 지표 고도가 낮은 나라는 불어난 해수에 땅이 잠겨 ‘국토포기선언’을 하는가 하면, 강우량 감소로 농사를 포기하는 등 미래에 발생할 파국적 불안에 전전긍긍 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은 한편으로는 화석원료가 더 이상 펑펑 쓸 수 있는 무한한 원료가 아니라 조만간 생산이 감소되는 정점에 도달해 있어서 불가피하게 생산시스템을 변화시키지 않을 수 없고, 다른 한편으로는 자본과 권력 측에도 이러한 변화가 결국 자본주의 생산 시스템을 위태롭게 한다는 위기의식을 공유케 하고 있다. 이렇게 에너지 고갈과 기후변화로 생산과 생활에 압박이 일어나고,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석유가 생산량이 줄어 국제시장 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한다면 미래에는 어떤 변화가 전개될 것인가. 코펜하겐 ‘기후변화협약회의’에서 일어난 논의과정과 각국의 손익계산서에는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예측해 보는 데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주고 있다. 1997년 ‘교토기후협약(교토의정서)’에 참여를 거부했던 미국이 중국과 함께 코펜하겐 회의에서도 탄소저감 노력에 완강한 반대 국가라는 점은 상징적이다. 미국과 중국은  CO₂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국가다.
변화해야 할 석유문명
2010년은 인간이 백수십 년 넘게 유지해 온 ‘석유문명’에 대한 비판적인 성찰이 중요한 주제가 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소위 ‘석유문명’은 우리 생활 모든 영역에 걸쳐 있다. 석유 없이 산다는 것을 생각할 수 없다. 먹고 입고 노는 기본적인 식의주 생활물자를 비롯해 일반 제조업, 전기, 수도, 건설, 의료, 교통 등 물자의 생산?유통은 말할 것도 없으며 정치, 문화, 교육, 서비스 등 사회상부 구조도 석유에 기반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 문명에 오랫동안 익숙해져 왔다. 그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꿈꾸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석유문명’은 변화를 강제 받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변화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농업도 석유를 대체해야
우리의 처지로 시선을 돌려보자. 우리나라의 원유소비량은 세계적 수준이다. 2006년 기준 1인당 석유소비량은 세계 5위(1위 사우디아라비아, 2위 미국), 아시아 국가에서는 1위이며, 산유국을 빼면 세계 2위다. 더구나 원유 생산지로부터 수송거리가 길고 원유시장의 공급구조가 매우 불안정하며 가격변동에 민감한 상황이어서 다른 나라보다 취약한 구조다.
덜 석유에 의존하려는 노력은 이미 여러 나라에서 시작되었다. 에너지 자급률이 한자리 수에 불과하여 거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아직도 그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특히 철강, 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에게 탄소 감축문제는 발등의 불이 되어 있다. 여기에서 농업도 예외가 아니다. 농업도 비료, 농약이 석유산물임은 말할 것도 없으며 비닐, 농기계, 수입사료 등 농자재도 마찬가지다. 한반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후변화가 몰고 올 농업환경 역시 그 앞날을 가늠하기 어렵다. 에너지 못지않게 곡물도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 농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에너지와 기후변화, 정책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뒤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글:정혁기 도시흙살림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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