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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생명과학과 메리쉘리-GMO와 빅터프랑켄슈타인 박사
흙살림 조회수 516회 14-03-21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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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생명과학과 메리쉘리-GMO와 빅터프랑켄슈타인 박사
소설, 『프랑켄슈타인』
메리쉘리(Mary Wallstonecraft Shelley, 1797-1851)가 누구인가? 그녀는 남편 퍼시쉘리(Percy Shellley)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낭만파 시인의 이름에 가려진 탓인지 아는 사람이 의외로 많지 않다. 퍼시쉘리는 시 '서풍의 노래'에서 "겨울이 오면 어찌 봄이 멀 것이랴"고 절망 속에서 희망을 노래한 19세기 유럽 낭만주의의 대표 시인이다. 메리쉘리도 남편 못지않게 널리 알려진 사람이다. 그녀가 쓴 소설은 출간 이후 2백 년에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 백여 편 이상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그녀가 쓴 소설 제목은 바로 『프랑켄슈타인(Frankenstein or The Modern Prometheus)』이다. 1818년에 발표되었다. 
소설 『프랑켄슈타인』은 과학자 빅터프랑켄슈타인이 생화학 실험을 통해 키 8피트의 거대 몸집에 엄청난 힘을 가진 괴물을 만들어내는 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이 괴물은 인간 생명체로 탄생했지만 흉측하고 추한 모습 때문에 인간들로부터 미움과 질시를 받으며 살아가야하는 운명이다. 괴물은 이같은 자신의 태생과 삶에 분노하여 복수심, 증오심으로 가득차 연쇄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과학자 프랑켄슈타인은 자신이 창조한 이 괴물을 없애기 위해 뒤쫓아 방랑하는 내용이 줄거리를 이루고 있다. 이 소설은 19세기 초에 벌써 기괴한 인조인간을 만들어내, 오늘날의 공상과학소설(SF)의 선구적 작품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유전자조작식품(GMO) = 프랑켄푸드
그런데 이 소설과 관련하여 재미있는 것은, 최근 특정 식품을 '프랑켄푸드(Frankenfood)'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프랑켄푸드’는 '프랑켄슈타인'과 식품을 뜻하는 '푸드(food)'를 결합한 신조어다. 유럽에서는 이 용어를 시민?소비자들이 폭넓게 사용하고 있는데 특정식품은 바로 ‘유전자조작식품(GMO, genitic modified organisms)’을 가리킨다. 유전자조작이란 생물체의 유전자에 특정 유전자나 물질을 주입시켜 새로운 생물체를 만들어내는 것을 뜻한다. 토마토 유전자에 넙치 유전자를 주입해 무르지 않는 토마토를 만드는 식이다. ‘프랑켄푸드’는 프랑켄슈타인 괴물이 실험실에서 인공기술로 태어난 것처럼, GMO가 정상적인 생식과정이 아니라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사실을 표현하고 있다. 아울러 GMO 식품을 굳이 ‘프랑켄푸드’라고 부르고 있는 연유에는 소설의 비극적 줄거리와 단어의 조합이 상징하고 있듯이, 인간이 기술적으로 조작해 만들어낸 생명체로부터 앞으로 어떠한 위험이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두렵고 알 수 없는 미지의 불안감이 감춰져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과학적 토대와 실증 없는 GMO
GMO개발은 현재 미국이 선두에 서있고 여러 나라가 뒤따르고 있으며 몬산토, 듀퐁, 다우 애그로케미칼즈를 비롯한 다국적기업과 관련된 이익집단들이 이끌고 있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곡물, 야채, 과일, 동식물, 곤충 등을 대상으로 수천 종이 실험대상이 되었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품목들은 콩, 옥수수, 감자, 토마토, 사탕무, 카놀라, 면화 등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외의 품목으로 확대되어가고 있다. 브라질 같은 나라는 열대우림지역의 밀림을 베어내고 GMO재배 토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콩, 옥수수를 비롯한 GMO가 수입돼 이미 사용 중이며 쌀 등 곡류, 채소 등의 이용에 대한 연구와 개발, 시험재배가 진행 중이다. 이들은 GMO가 고수확품종 등의 개발을 통해 수급불균형과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부족을 해결하고, 제초제?병해충 내성을 지닌 유전자조작 품종을 통해 제초제?살충제 같은 농약사용량과 살포횟수를 줄여 수확 감소, 노동력을 줄이고, 아울러 영양성분을 조절해 식생활을 개선시키며, 환경보전에도 기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주장하고 있는 하나하나의 내용에는 과학적 토대와 실증적 결과가 확실치 않을 뿐 아니라, 생명윤리?안전성 측면에서도 심각한 반대 그룹이 형성되어 있으며, GMO의 국가간 이동을 둘러싸고 국제적 갈등과 충돌, 소비자단체와 농촌지역사회의 저항도 만만하지 않다. GMO가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럽은 GMO 콩?옥수수 등과 축산물을 수입금지 하는가 하면 민감한 지방정부들은 GMO재배 금지지역(‘Free Zone’)을 선포하며 오염의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GMO의 안전성 위험과 유해성, 환경교란, 생태파괴 등 미지의 징후들이 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GMO에 대한 적극적 안전장치 필요
문제는 우리나라 상황이다. 아직까지 사람이 먹는 주곡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지 않지만 이미 기업축산 동물사료는 GMO 콩?옥수수 등이 이용되고 있으며 그밖에 많은 가공식품들과 수입되는 식품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연구?시험도 진행중이다. 이에 대해 GMO와 Non-GMO의 구분, GMO ‘표시제’ 등으로 안전장치가 강구되고 있으나 여전히 GMO에 대한 불안은 계속될 것 같다. 미국, 브라질 등의 GMO작물 재배를 전범으로 삼아 우리나라도 GMO 작물을 재배하려 할 경우 소비자들의 더 큰 반발과 저항도 예상된다. 소설 『프랑켄슈타인』에서 과학자 빅터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악착같이 쫒지만 북해 빙원에서 놓치고 결국 죽고 만다. 소설이 쓰여진 때는 2백여 년 전 19세기 초인데, 과학기술 문명을 바라보는 작자의 시선이 날카롭게 느껴진다.
<글: 정혁기(흙살림 생협(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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