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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높이는 윤작은 친환경 농사에서 필수
흙살림 조회수 652회 14-03-21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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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높이는 윤작은 친환경 농사에서 필수
흙을 살리는 윤작, 이론과 실제(1)-서종호 박사(농촌진흥청)
<흙살림 회원은 흙을 살리기 위해 윤작을 실천합니다> 흙살림 2008년 캠페인이다. 흙살림신문은 한해 동안 윤작을 실천하고 있는 유기 농가를 중심으로 현장취재를 하려고 한다. 전통적인 작부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농가나 윤작을 통해 땅이 살아난 예를 통해 유기농업에 윤작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사례를 탐방할 것이다. 우선 첫 번째로 농촌진흥청 작물과학원  작물생리생태과에서 윤작을 연구하고 두과 녹비작물 재배와 이용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서종호 박사를 만나 윤작의 개념에서부터 윤작과 관련된 기본지식에 대해 들어보았다.
- 윤작의 의미에 대해 먼저 소개해 달라.
= 윤작(輪作)은 한 가지 작물만 심는 것이 아니고 돌려짓기 하는 것을 말한다. 윤작은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전통적인 작부체계는 다 윤작이었다. 밭작물에서는 윤작을 해야 영속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 다만 논은 윤작을 하지 않아도 농사가 되므로 하지 않았다.
돌려짓기는 예로부터 유럽에서 발달하였다. 초기에는 토지를 가축의 사료용 초지와 곡식을 심는 밭으로 나누고 곡식을 심는 밭이 지력이 떨어지면 초지를 밭으로 교체하여 이용하였다. 그러나 곡물을 심는 땅의 비율이 많아짐에 따라 경작지를 3등분하여 한 쪽은 땅을 놀리고 또 한 쪽은 봄보리나 가을보리를 심어 해마다 번갈아 재배하는 3포식 돌려짓기를 했다. 개량삼포식은 어느 한 구간도 놀리는 일 없이 휴한될 토지에 클로버· 알팔파, 헤어리벳치와 같은 녹비 작물을 파종하여 지력을 보존시키거나 근채류와 같은 중경시비를 필요로 하는 작물을 재배함으로써 자연적인 토지의 개량을 꾀하려는 방법이다. 또 밭을 몇 개의 부분으로 나누어 각 부분을 몇 년씩 곡식과 목초를 번갈아 심어 지력을 유지하는 곡초식(穀草式)이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밭에서 식량작물 위주로 농사를 지었으므로 여름에는 콩, 겨울에는 보리를 심어 작부체계를 이어오는 윤작으로 큰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그런데 채소작물을 심으면서 문제가 생겼다. 다비농업으로 비료흡수를 많이 못하는 작물을 심으면서 비료의 경지외 유출로 수질이 오염되고 부영양화 같은 문제가 생겼다.
축산농사도 많이 생겼는데 옛날에는 축산이 농사보조수단이었다. 축력을 농사에 이용하고 남은 음식물을 가축에게 먹여 소화시켰다. 그리고 두엄을 경지로 환원했다. 이제는 채소 위주의 농사에 외국서 들여온 사료를 먹여 축산을 하니 외국물질이 경지를 오염시키고 있다고 봐야 한다. 바다 적조문제니 토양오염 문제니 모두 식량작물이 사라져서 생긴 문제다.
진정한 의미에서 밭작물에서 친환경농업의 근간은 윤작(합리적 윤작)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유기농산물 생산을 위한 코덱스 기준과 우리나라의 친환경 농업육성법의 내용에서도 친환경 농산물 인증의 전제조건으로 윤작을 규정하는 것을 보아도 밭작물과 하우스토양에서 윤작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 답전윤환을 하던 때는 병충해도 심하지 않았다. 답전윤환을 현대화하는 방법은?
= 조선 후기 때 저수지가 만들어지면서 물 걱정없이 모내기를 했다. 2맥2모작을 하면서 답전윤환을 통해 잡초도 줄이고 병충해도 없었다. 논, 밭을 교대로 하면 토양조건이 서로 좋아진다. 답전윤환은 180도로 토양 자체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난다.
논에 보리를 재배하는 것은 우리나라와 같이 좁은 경지면적에서 식량을 확보하는 매우 효과적인 농경방법이었다. 1965년만 하더라도 100만 정보까지 보리재배를 하여 모자라는 식량을 보충하였다. 최근 쌀과 함께 혼식하기 좋은 찰보리도 육성되어 호평을 받고 있고 우량 밀 품종도 있어 휴한 밭과 답리작 논을 적극 활용한다면 식량자급률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 월동기 논밭에 호밀, 귀리, 수단그라스, 자운영, 헤어리벳치를 심어 조사료생산을 하면 거의 전량 도입에 의존하고 있는 사료곡물 도입량을 줄이고 축산농가의 경영합리화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논에 콩이나 옥수수 등 밭작물을 재배할 때는 볏짚을 반드시 토양에 돌려주고, 쇠똥 등으로 땅심을 돋워야 한다. 또 밭 상태에서 논으로 다시 돌릴 때는 질소비료를 절반 이하로 줄여줘야 한다. 밭 상태에서 물을 가둬 다시 벼를 재배할 때는 토양의 질소성분이 매우 쉽게 녹아 나오기 때문에 비료 살포량을 절반 이하로 줄여줘야 한다. 일반논의 벼 질소흡수량은 10a당 6.5㎏에 불과하지만 윤환 논은 무려 17.1㎏에 달했다.
- 가장 이상적인 윤작의 예는 어떤 것을 들 수 있나?
= 수익성, 소득작물 위주의 농사를 짓는 요즘에는 일률적으로 얘기할 수 없다. 다비농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윤작의 의미가 있다. 윤작이 가장 필요한 곳은 대규모 채소재배지다. 하우스에서 연작은 염류집적으로 문제가 많다. 여름에는 하우스 안에 벼를 재배해 해소하는 방안이 많이 실천되고 있다. 채소재배는 토양 유기물이 줄어들고 질산태가 축적되게 만든다. 그래서 겨울에는 호밀이나 클로버 같은 녹비를 심거나 화본과 작물을 심어 토양유기물을 높이고 병을 줄어들게 하는 것이 좋다. 호밀은 근권을 개선해 유기물이 풍부해진다. 9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토양에 넘치는 질소질을 잡아준다. 방선균을 증가시키고 사상균을 감소시킨다.
두과와 화본과를 돌려심는 것이 일반적이다. 두과는 토양질소 흡수를 많이 한다. 뿌리는 유기태질소를 무기화시킬 수 있는 작용을 많이 한다. 다년생 두과목초인 알팔파 같은 것은 뿌리 깊게 들어가므로 토양 아래까지 유기물이 풍부해진다.
비트, 무, 고구마, 감자 같은 뿌리 식물을 많이 심으면 가리 성분을 많이 흡수하므로 토양개량 효과가 높다. 윤작을 하면 토양물리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매우 크다. 그러나 아무 작물이나 교대로 윤작해도 좋은 것은 아니다. 작물에게는 상호관계가 있다. 옥수수를 재배한 후에는 고구마를 교대 윤작하는 것은 좋지 않다. 생육장해가 심해진다.
- 윤작의 효과는 어떤 것을 들 수 있나?
= 돌려짓기의 효과는 투입하는 노동력의 연간 평준화로 매년 수입을 균등하게 하여 경영을 안정화시키고 2~3년에 콩과 작물을 심어주면 지력을 유지 증대시켜 작물생산량을 높게 유지하며 이어짓기에 의한 병충해의 증가를 예방하고 방제한다. 유기물 함량이 높아지고, 토양의 구조가 좋아진다. 토양의 유실과 영양분 유실을 최소화한다. 종이 다양해진다. 무엇보다 질소 고정을 최대화한다. 돌려짓기는 이어짓기 피해를 피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서로 보완적인 성격의 작물을 돌려심음으로써 땅심도 좋게 하고 작물의 성장도 좋게 한다.
아직 우리나라는 양분밸런스에 대한 연구가 안 되어 있는 것이 문제다. 유기물 함량이 너무 높으면 맛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퇴비만 많이 넣는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옛날 유기농업은 두엄으로 지력을 높이고 윤작으로 토양개량 효과를 높이는 두 축이 기본이었다.
- 윤작에서 가장 중요한 녹비작물 재배는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가?
= 녹비작물을 재배하는 것도 농업을 영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의미로 보아 윤작의 개념이 들어간다. 그러나 녹비작물은 작물 자체가 생산의 대상물이 아니라 생산을 위한 자재로 토양에 다시 환원되기 때문에 작물생산을 위한 자재로 간주된다. 녹비작물 이용기술은 토양에 유기물을 공급하여 토양의 물리성 및 미생물상을 개선시키고 녹비의 양분을 토양에 공급하여 지속적으로 농업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는 환경농업의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두과 녹비작물은 농경지에 질소의 공급원으로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작물로는 자운영과 헤어리벳치를 들 수 있다. 자운영은 대전 이남의 남부 수도작 지대에서 주로 재배되는데 9월 말 벼 수확 전 입모중에 파종하여 벼 이앙 2주전인 5월 초순에 녹비로 토양에 투입이 가능하며 이 때가 건물중 및 양분함량이 가장 높은 개화성기다. 자운영은 내한성이 다소 약하여 경기· 강원의 중북부지역에서는 월동이 어렵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는 자운영 대신에 내한성이 아주 강한 헤어리벳치가 답리작 녹비작물로 이용되고 있다. 논에서 헤어리벳치 녹비가 10a당 생체중으로 2톤 가량 투입될 때는 벼 재배시 화학질소비료를 전혀 주지 않더라도 관행에 비하여 수량이 11% 정도 증가되는 효과가 있다.
- 윤작 작부체계 연구는 어디까지 와있는가. 가장 효과적인 작부체계는?
= 작부 체계는 작물의 특성을 이용하여 토양의 문제를 보완하고 작물의 생리적 특성에서 오는 문제점과 병해충이나 잡초 문제까지 해결하는 재배 기술의 하나이다. 작부 체계 개선은 작물의 생리 및 생태적 특성을 이용하여 환경농업을 보다 유효하게 하는 것이며 환경 농업에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농업기술의 하나이다. 작부 체계 중에서 윤작 체계는 전· 후작을 포함한다.
윤작 작부체계에는 화본과 작물 - 두과 작물 - 녹비작물/엽채류 - 두과작물 - 근채류/벼 - 보리(밀)/엽채류 작물 - 화본과 작물 - 두과 작물 등이 있다. 두과작물은 공중의 질소를 고정하는 근류균이 있어 토양의 질소성분을 높여주고 녹비작물은 자운영, 호밀, 헤어리벳치 등을 농한기에 경작하여 경운하여 유기질 함량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고 엽채류 작물을 경작하여 염류가 집적된 토양에 벼를 재배하여 염류장애를 해소해주는 효과가 있다. 땅을 비롯해 환경을 살리고 영속적인 농사체계를 찾아가는 작부체계가 많이 연구되어야 한다.
- 윤작에 대해 친환경농업 농가에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
= 농업의 소득측면에서 보면 화본과 곡류와 채소의 윤작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장 실현이 가능한 윤작형태는 주작물을 재배하지 않는 겨울 또는 여름에 호밀, 옥수수와 같은 화본과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다. 그러면 윤작효과뿐만 아니라 유기물의 공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윤작의 좋은 점보다는 외적인 면 때문에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작목별로 수익을 잘 따져보고 수익성이 안 되는 작목을 억지로 하지 말고 호밀이나 녹비작물을 우선적으로 심는 것이 좋을 듯하다. 화본과나 두과 중에서 콩, 맥류, 보리와 같이 소득작물로 연결할 수 있는 작물을 선택해 하면 좋겠다. 겨울에는 맥류가 공익성이 크다. 보리나 찹쌀보리, 우리밀 같은 것은 주작물에 방해되지 않으면서 소득과 관련지을 수 있을 것이다. 전통 곡류작물이 사라지는 것도 아쉽다.
농업은 경쟁력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없어서는 안 되는 사명이 농업에 있다. 자괴심에 빠져 있을 수만은 없다. 행정 위주로만 흐르고 연구하는 사람들을 우대해 주는 것이 없어 안타깝다. 우수 인력이 농업 쪽에서 사라져 가는 것이 더욱 안타깝다.
 
* 서종호 박사는 서울대 농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농학박사. 농촌진흥청 작물과학원 작물생리생태과 벼작물시험장에서 일한다. 작물윤작과 녹비작물, 친환경작물생태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대학원 다닐 때 일본인이 쓴 <작물윤작기술론>을 보고 윤작을 연구하고 싶은 분야로 정하고 진흥청에 들어갔다. 초창기 환경농업 태동 시기 민간 유기농업연구단체를 찾아다니며 친환경원리를 듣고 미생물농법을 공부했으며 사료작물 등 관련 윤작체계에 대한 현장연구가 어우러져 자타가 인증하는 우리나라 윤작 분야 최고의 연구가가 되었다. 봄부터 가을까지 농사기간에는 진흥청 내 실험포장에서 줄곧 살면서 농업현장을 찾아 농민 만나러 다니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농업 현장에서 필요한 것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윤작과 작부체계를 연결하는 쪽으로 연구할 계획이다. 전체 농업기술과 유기적으로 엮어보려는 생각 때문이다. 볏짚 등 국내 자원을 이용한 바이오에탄올 연구에도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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