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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특별대담1. -친환경농업이란 위선의 가면을 벗자
흙살림 조회수 543회 18-01-0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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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흙살림 신년 대담 : 이태근 흙살림 회장-최양부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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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12월 정부 내에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환경농업과’를 설치하고, 유기, 자연농업 등의 육성정책을 도입하고 추진해온 ?김영삼 정부?는 3년여의 논쟁 끝에 1997년 12월 13일 ?환경농업육성법?을 법률 제5442호로 제정했다. 1998년 12월 동법의 시행을 앞두고 ?김대중 정부?는 ‘친환경농업원년’을 선포하고 ‘환경’ 앞에 ‘친’자를 넣어 법률명칭도 개정하였다. 그리고 20년이 지났다. 그러나 지금 우리 친환경농업은 성장 동력을 잃고 위기를 맞아 비틀거리고 있다. 왜 이렇게 초라하게 되었을까. 이태근 흙살림 회장과 ?김영삼 정부?에서 대통령 농림해양수석비서관으로 ?환경농업정책?의 도입과 1997년 ?환경농업육성법? 제정에 주도적 역할을 한 최양부 박사와 친환경농업의 현실과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새해 대담을 나눴다.   편집자 주

 

이태근 회장(이하 이)  ?친환경농업육성법?이 20년 되는 동안 20번 가까이 개정될 정도로 땜질식 처방이 이루어져 왔다. 지금쯤이면 완벽에 가까운 친환경농업 관련법이 나와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친환경농업의 앞길이 보이지 않는다.  최양부 박사께서는 최근 “친환경농업이란 위선의 가면을 벗자”라며 친환경농업의 현실을 비판한 것으로 안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최양부 박사 (이하 최) 친환경농업이란 가면아래 저농약, 무농약이 활보하고 유기농업이 홀대받으며 위축되고 존립의 위기를 맞게 된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이제는 친환경이란 가면을 벗고 진정한 유기농업, 생태농업을 말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유기농업은 고사위기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친환경이란 이름으로 공익적 가치와 다원적 가치 등을 앞세워 직불제를 비롯해 정부로부터 각종 지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정말로 그런 가치의 실천을 위해 농사를 짓고 있는지 돌아볼 일이다. 명분만 앞세우고 실천이 없는 위선은 아닌지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친환경’이란 가면(이름)이 사실상 유기농을 죽이는 역할을 해온 것은 아닌지 반성과 성찰이 필요하다.  정부 또한 가치의 실천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따져보지 않음으로써 이런 위선의 가면을 쓰고 있는 친환경농업계와 공범관계를 맺어온 것은 아닌지 자성이 필요하다.

 

친환경농업은 20년 전의 초심으로 돌아가 지난 20년의 성과에 대한 자기반성과 자기 혁신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최 박사님의 말씀처럼 친환경농업 종사자들부터 가면을 벗고 자신을 되돌아보고 정부 또한 반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본다.

 

 2018년은 친환경농업의 실질적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진정한 유기 생태농업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새롭게 유기농업을 재편하자는 아젠다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한다. 어디서부터 출발하면 좋을까?

 

먼저 우리가 왜 유기농업, 생태농업을 해야 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생각해 보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친환경농업의 출발은 흙이 본래의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흙의 건강을 회복시키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지금의 농업은 흙을 죽이는 농업이고 친환경농업마저도 죽어가는 흙에 대한 성찰이 없다.  최근 미국에서는 수경농업 등 흙에서 떠난 농사방식으로 생산된 농작물을 유기농산물로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흙이 없는 콘테이너 박스에서 LED로 태양광을 대체한 농사를 짓기도 한다. 흙과 태양을 떠난 농업은 결코 친환경농업이, 유기농업이 될 수 없다. 그럼에도 이러한 결정이 일어나는 것은 유기농업에 대한 철학의 빈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유기농업을 해야 하는 생태적 이유 등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없다.

 

그 단적인 예로 요즈음은 친환경농가 중 퇴비를 직접 만드는 농가가 별로 없다. 대부분 퇴비를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다. 유기농업이 흙을 살리는 일이라면 직접 퇴비를 만드는 것이 기초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런 반성이 선행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전적으로 동감이다. 농업의 본질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유기농업이 흙을 살리는 일이라고 말을 해도 실천되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인류가 생존을 위해 한 첫 번째 일은 자신의 먹을거리를 찾는 일이다. 인류는 수렵 채취 생활을 하다 1만 년 전부터 비로소 자신의 먹을거리를 직접 지어 먹는 농사를 시작했다. 성경에는 아담이 선악과를 따 먹는 죄를 범해 에덴동산에서 추방될 때 하나님은 아담에게 ‘평생 네 수고로 먹을 것을 구하되 그로 인해 땅은 저주를 받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신다.  아담이 흙을 갈아 농사를 짓게 되면서 ‘땅이 저주를 받아’ 흙이 자연의 생명력을 잃게 되었다. 이것을 나는 ‘농업의 원죄’라고 부른다. 이 원죄 때문에 흙의 생명력을 유지하고 되살리고 지속가능하게하기 위한 유기농업, 생태농업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