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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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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 국가 차원에서 토양 관리 철저
흙살림 조회수 1,338회 16-11-3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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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농업탐방기 연재②>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유럽 친환경농업 벤치마킹

- 독일ㆍ오스트리아-

 

 

지난 9월 28일부터 10월 6일까지 7박9일의 일정으로 2016 농업인 국외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이번 국외 연수는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유럽 친환경농업 벤치마킹’이라는 주제 하에 농업 선진국으로 유명한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친환경농업 현황을 살펴보고 실제 농가들을 탐방하는 일정으로 이뤄졌다. 이번 연재를 통해 선진국의 농업정책 및 다양한 사례와 국내 친환경농업의 상황을 비교하고,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해보는 기회를 가지고자 한다.

 

연재순서            ① 독일의 농업정책: 경관과 문화를 보존하는 농업의 가치를 인정하다.

② 농업과 원예의 모든 것: 바덴주립 원예연구소

③ 부가가치를 높이는 농가가공품 성공사례1: 피르흐너호프 제빵농가ㆍ빌더케제 치즈공방

④ 부가가치를 높이는 농가가공품 성공사례2: 카이젠호프 육우농가ㆍ스튜빙어 포도주농가

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살펜텐 농민직판장ㆍ슈베비쉬할 농민조합

⑥ 도전하면 성공하리라: 니더탄하이머 과수농가

⑦ 일상과 함께 하는 농업과 원예: 칼스루에 클라인가르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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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녹화 용 지피식물 및 관상식물 야외 시험재배


독일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농업선진국이다. 농업의 가치를 인정하고 자국의 농민을 농업이라는 분야의 장인으로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에는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농업인 교육 및 농업 관련 연구 시스템이 빠질 수 없다. 독일 내에서도 규모가 큰 도시가 유독 많은 바덴 뷔르템부르크주의 유서 깊은 도시 하이델베르크에 위치한 바덴주립 원예교육 및 시험연구소(이하 바덴주립 원예연구소)도 그 중 하나이다.

바덴주립 원예연구소는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연방 관할 연구소로 중요 국가기관이다. 1952년 개원하여 원예, 관상식물, 국토 경관관리 등 농업에 관한 모든 교육과 연구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특히 국토 경관관리 차원에서 농업을 장려하고 지원하는 국가 농업정책에 의해 국토 경관관리 부분도 농업연구소에서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총 4.5ha의 시험포에서는 각종 관상식물과 채소, 특용작물 등을 온실 및 노지 재배하고 있다. 일부 연구는 농가와 협력하여 실제 농지에서 진행하기도 한다.

이 연구소의 설립 목적은 실제 농가에 필요한 실용연구와 농민후계자의 교육 및 농민의 기술 심화교육이다. 독일의 모든 국민은 대학 진학을 하지 않을 경우 직업학교에 진학한다. 고등 교육 이수 후 3년 동안 직업학교에서 원하는 분야의 과정을 이수하면 마이스터 자격을 얻는다. 전문적인 기술을 필요로 하는 모든 직업군이 해당되는데 농민도 마찬가지다. 바덴주립연구소와 같은 농업 관련 전문교육기관에서 농업의 실무와 이론 교육을 이수하면 ‘농민’ 또는 ‘원예사’ 자격을 얻는다. 이 자격이 있어야만 농업인(원예인)으로써 정부의 각종 보조를 받을 수 있다.

독일에서는 대체적으로 농업과 원예를 구분 짓는다. 축산과 규모가 큰 주요 작물 재배는 농업의 범주에 들어가지만 일반적인 채소, 과수와 화훼는 원예의 범주에 들어간다. 따라서 이수하는 교육의 종류에 따라 농민과 원예사(가드너)가 분리 된다. 그만큼 농업과 원예에 관한 모든 종류의 교육이 이루어지는데 재배기술을 비롯하여 옥상녹화, 목공, 석공, 농기계 작동 등 매우 다양한 기술과 이론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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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 내 포인세티아 유기농 비료 시험재배

바덴 주는 우리나라 전라도 지역을 합친 정도의 크기이다. 주 전역에서 온 2,000여 명의 교육생이 전문자격을 얻기 위해 교육받고 있다. 그렇다고 전문적인 교육만 운영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원예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사실 독일인들의 원예에 대한 관심은 어느 지역을 가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골목 사이의 집집마다 아름다운 꽃과 식물들로 꾸며져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러한 취미 원예인도 연구소에서 일정 기간 교육을 받고 원예 분야의 강사로 양성되기도 한다.

바덴주립 원예연구소는 교육기관 외에도 각종 농업관련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시험포에서 다양한 실험과 재배연구를 통해 나온 결과는 일반 종묘회사에 넘겨진다. 농업 기술과 결과물이 농민에게 직접 제공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국가의 주요 세원인 기업이 이전 받은 기술 결과물을 통해 매출을 증대하면 그만큼 국가에서 거둬들이는 세금도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세금은 다시 농민에게 보조금 형태로 돌아가는 선순환의 구조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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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 채소 시험재배 현장

연구소에서는 일반 관행 재배 외 에도 유기농업 기술 발전을 위한 각종 시험 재배가 이루어지고 있다. 모든 식물은 우선 다양한 방식의 관행 재배가 성공하면 유기농업을 적용한다. 현재 연구소의 온실에서는 성탄절 시즌에 주로 판매되는 포인세티아의 유기재배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유기농 비료를 이용한 재배실험으로 소의 뿔, 옥수수, 양털, 식물성유기물, 미생물제 등 여러 종류의 유기농 비료 효과를 시험 중이다. 지금까지의 결과는 관행 재배와 비교해도 품질에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최근 독일에서는 관상식물의 유기농재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정원이나 실내에서 키우는 식물을 아이들이 먹고 만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온실에서는 각종 양념용 허브의 유기농 종자를 파종하여 육묘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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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농업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

노지의 시험포에서는 옥상녹화를 위한 지피식물들의 시험재배 및 호박 등 채소들의 재배가 한참이었다. 수확이 끝난 밭에서는 파종된 지 얼마 안 된 호밀싹이 슬쩍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독일 유기농업의 핵심은 녹비작물이라 할 수 있다. 채소재배 후에 반드시 호밀을 재배한다. 호밀은 심근성 작물로 식물이 좋아하는 질산태질소를 표토로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콩과 작물도 윤작으로 재배하여 토양을 관리한다.

사실 독일은 꼭 유기농업을 하는 농지가 아니더라도 토양관리가 철저하다. 특히 토양 자체를 국가의 생산기반으로 보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관리한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독일 각 지역의 토양은 비옥도에 따라 0점에서 100점 까지 점수가 매겨진다. 이 점수는 전 국토의 토양에 대해 정기토양검정을 실시하여 부여되는데 토양검정의 주체는 특이하게도 세무서이다. 그 이유는 일관된 기준을 통한 평가의 공정성과 토지 가치의 균일성을 보장하기 위함과 동시에 토양비옥도에 따라 토지에 매겨지는 세금이 책정되기 때문이다. 재밌는 점은 비옥도가 낮은 토양이더라도 그 토질에 맞는 작물을 재배함으로써 토양의 이용가치를 높이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과연 국가적인 토양 관리라 할 만하다.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쓸모 있는 것이 듯 농민과 농업을 위한 복잡한 정책과 제도보다 명확하고 세분화 된 기준에 의한 직접적인 보조와 실제 필요한 것들을 연구하고 교육하는 시스템이야 말로 독일 농업의 경쟁력이다. ‘진짜’ 농민이 되기 위해 흙 밭에 앉아 수업을 듣고 있는 어린 학생들을 보면서 시스템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다.